왜 2026 로타리 세계대회를 위해 타이베이에 가야 할까? 질문으로 시작된 여정에서 만족스러운 답을 찾았다
타이베이로 가는 심야 비행의 가장 좋은 점은 도착 순간 가장 찬란한 호스트가 나를 환영해준다는 점이다. 그 호스트는 바로 태양이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 도시의 상징적인 건물들이 뜨거운 태양빛을 등지고 거대한 먹물 반점처럼 실루엣을 드러낸다. 논밭과 강변 산책로를 지나며 마주한 궁전 같은 그랜드 호텔은 한때 외국 고위 인사들의 숙소였는데, 나에게도 정중한 인사를 건네는 것 같다. 멀리에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으며 사원의 탑을 닮은 타이베이 101이 감귤빛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다.
로타리 회원들이 2026 로타리 세계대회 참가하기 위해 타이베이에 가야 할 이유를 찾으러 직접 이 도시를 찾았다. 며칠간 머물 트렌디한 중산 지역의 리젠트 타이베이 호텔에 도착한 나는 사우나와 증기실, 다양한 종류의 탕에서 기력을 회복한 후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가장 먼저 휴대폰 지도 앱에서 "커피"를 검색해봤다. 호텔 주변 몇 블록 안에 카페 대여섯 곳이 나타난다. 대만이 우롱차로 유명하니 괜찮은 커피를 찾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타이베이에는 활기찬 커피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나중에 새로 사귄 로타리 친구들은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세븐일레븐에서 파는 커피도 맛이 좋다고 말해줬다. 나는 리보 카페로 가기로 정하고 그곳으로 걸어갔다. 친절한 바리스타가 메뉴를 고르는 데 도움을 주었고 내가 "셰셰"라고 조심스럽게 감사 인사에 도전하자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중산 지역에는 카페, 부티크, 빈티지 매장이 즐비하고, 그 사이에 명품을 쇼핑할 수 있는 곳도 많다. 알고 보니 내가 묵는 호텔 역시 패션 스퀘어라는 광장에 있었다. "몇년 전에는 중산 북로가 타이베이의 샹젤리제 거리가 될 거라는 얘기가 있었어요"라고 호스트조직위원회 사무총장 폴린 릉이 점심으로 소고기 국수를 먹으며 말했다. "당시에는 고급 상점들이 모두 그 거리에 있었죠." 지금은 도시가 동쪽으로 확장되면서 중심지도 이동했지만, 이 지역은 여전히 감각적인 지역이라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세계대회 등록자에게는 MRT로 알려진 편리한 타이베이 지하철의 교통권이 주어진다.
사진 크레딧: An Rong Xu
점심을 마친 후 나는 릉과 다른 로타리 회원들과 함께 시내 관광에 나섰다. 첫 번째 목적지는 자유광장. 콘서트와 축제, 아침에는 태극권 수련 장소로도 인기 있는 곳이다. 대만의 초대 총통인 장개석을 기리는 국립 중정기념당을 나서면, 아래로 탁 트인 거대한 광장이 펼쳐진다. 대칭을 이루는 화단에는 붉은 꽃들이 곡선 형태로 심어져 있고, 병을 씻는 솔 같은 가지들이 달린 측백나무들이 가장자리를 따라 보초처럼 늘어서 있다. 이 각도에서 볼 때 왼쪽에는 국립극장, 오른쪽에는 국립음악당이 자리잡고 있다. 노란 유광 기와 지붕과 붉은 기둥이 인상적인 이 두 건물은 중국 궁정 건축 양식을 대표하며, 6월 13~17일 열릴 로타리 세계대회의 호스트조직위원회 주최 행사들이 열릴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은 모든 방문객이 들려야 할 명소입니다"라고 릉이 강조한다.
광장을 걸으며 릉은 타이베이의 매력을 한껏 자랑하다가도, 여전히 서양 사람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라는 점을 아쉬워한다. "보통 가게 되는 여행지와는 완전히 다르죠"라고 그녀가 말한다. "보석 같은 도시예요." 로타리 세계대회는 그 보석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기회가 될 것이다.

2026 타이베이 세계대회 호스트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폴린 릉(왼쪽)과 프랭크 칭 훼이 홍 로타리재단 이사(오른쪽)가 디화 거리를 함께 걷고 있다.
사진 크레딧: Wen Huang
로타리재단 이사 프랭크 칭 훼이 홍도 우리와 함께 했는데, 그가 매년 세계대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세계 곳곳에서 온 로타리 회원들을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쩌면 함께할 프로젝트를 찾을 수도 있죠"라고 그가 말한다. "그 점이 정말 좋습니다." 홍은 일본과 한국에서 온 로타리안들과 친구가 되었고 세계대회마다 서로를 찾아 사진을 찍고 저녁 식사를 함께 한다. 직접 얼굴을 보는 것은 1년에 한 번뿐이지만 세계대회에서 생긴 우정은 평생 유지된다.
개리 C.K. 후앙 전 국제로타리 회장은 로타리 회원으로 활동한 50여 년 동안 40회 넘게 세계대회에 참석했던 기억을 회상한다. 그 역시 다양한 문화와 관습을 지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소중히 여긴다. "사람들은 이러한 문화 교류를 통해 로타리를 더 사랑하게 될 거예요"라고 그가 말한다. "이것이 로타리만의 특별한 면모죠."
역사의 태피스트리
산에 둘러싸인 분지에 자리잡은 타이베이에 있다 보면 산들이 만드는 흐릿한 윤곽선으로 인해 마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도시 중심부는 단수이 강과 그 지류를 따라 형성되었는데, 강줄기를 따라 중국 이주민과 유럽 탐험가들이 들어왔다. 1895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대만은 일본의 식민지였다.
디화 거리(디화제)를 걷다 보면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다. 다다오청 지역에 있는 디화 거리는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옛 거리' 중 하나로, 여전히 활기가 가득하다. 1880년대 중반 중국 이주민들이 정착하며 이곳에 초기 무역 상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단수이 강을 따라 남북으로 뻗은 이 거리에는 붉은 벽돌의 오래된 건물과 일본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이 뒤섞여 있다.
-
타이베이 여행 팁
시간이 되면 타이베이의 코끼리산(샹산)에 올라가보자. 타이베이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파노라마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주말에는 차량이 통제되기 때문에, 내가 방문한 날의 디화 거리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거리를 거닐며 전통 한약부터 원단, 비누, 가방, 그 외 셀 수 없이 다양한 물건들을 파는 가게를 구경하고, 먹고,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군중 위로 여성의 노래 소리가 은은하게 퍼지다가, 곧 북소리와 징을 울리는 소리에 묻힌다. 인근 사찰에서 출발한 행렬이 인파를 가르며 지나간다.
우리는 대만의 전통 및 현대 손인형극과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모두 소개하는 타이위안 아시아 인형극 박물관과, 사전 예약 시 전통 의상과 모자를 착용하고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다다오청 관광안내센터에 들렀다. 의상을 입지 않아도 '셀카'를 찍을 수 있는 방들이 방문자들에게 손짓을 한다. 다채로운 색의 등불로 가득 찬 방에서는 결국 나도 카메라를 꺼내들고 말았다.
저녁은 디화 거리에 있는 두샤오위에에서 먹었다. 이곳은 새우 육수에 다진 돼지고기 양념을 얹은 국수인 단짜이미엔으로 유명하다. 새로 사귄 로타리 친구 중 한 명인 핑 리는 로타리 세계대회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가 지금처럼 이렇게 현지 문화를 동료 로타리 회원의 시선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현지인들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라고 호스트조직위원회의 재무인 리가 말한다. "도시마다 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서 더 흥미롭죠." 그녀는 타이베이는 친절한 사람들로 유명하며, 로타리 회원들도 분명 그러한 친절을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붉은 등이 지우펀 옛 거리를 밝히고, 벽돌길을 따라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사진 크레딧: I-Hwa Cheng
대만의 또 다른 '옛 거리'를 즐기고 싶다면 산과 바다의 멋진 전경을 볼 수 있는 산간 마을 지우펀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면 된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좁은 벽돌 길의 양옆으로 가게들이 줄지어 있고, 겹겹이 겹쳐진 차양이 마치 붉은 등불이 밝히는 터널을 걷는 듣한 느낌을 준다. 과거 금광촌이었던 지우펀에는 20곳이 넘는 찻집이 있고, 그중 아메이 찻집은 마치 아카데미 애니메이션상 수상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목욕탕을 닮아 있다. 우리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 한 찻집을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현지 예술가인 홍치셩은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지우펀 티하우스라는 갤러리를 열었다. 도예 작품과 그림을 감상하고, 물론 차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커다란 나무 테이블 아래에는 숯불이 피워져 있고 그 위에서는 주전자가 김을 내며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직원 한 명이 차 우리는 법을 시범으로 보여준 후, 우리도 스스로 차를 우려본다. 우리는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그늘진 언덕이 바다 너머로 사라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한 시간 넘게 머물렀다. 다시 한 번 태양이 주인공이 되어 절묘한 분홍빛 햇살을 드리우더니 마침내 쓸쓸한 모습으로 사라졌다.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중국 문화를 보여주는 수십만 점의 전시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크레딧: I-Hwa Cheng
보물의 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은 8천 년이 넘는 세월을 아우르는 60만 점 이상의 중국 예술품과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그중 약 300점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서예 두루마리, 정교한 문양이 새겨진 청동 조리기구, 도예 기술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작품은 진짜 돼지고기 요리처럼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고기 모양의 돌이다. 이름 모를 장인이 줄무늬 벽옥을 깎고 다양한 갈색 염료를 입혀 고기와 지방의 결을 표현한 '육형석'이라는 이 작품은 껍질 부분의 울퉁불퉁한 표면까지 정교하게 재현되어 있어 마치 오겹살을 조린 음식인 동파육을 쏙 빼닮았다.

육형석(위)과 취옥백채(아래)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예술품이다.
사진 크레딧: An Rong Xu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인 '육형석'과 그 옆에 놓인 탐스러운 배추 조각인 '취옥백채'가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일 수 있지만, 베아트리스 후이셴 량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바로 심주가 1467년도에 그린 세로 2미터에 이르는 두루마리 그림인 '여산고도'이다. "정말 특별한 우리 중국 회화를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라고 량이 말한다. 그녀의 남편 케빈 원타 랴오는 전 지구총재이며 타이베이 민콴 로타리클럽의 창립 회장이다. 량은 캐나다에서 살다가 대만으로 돌아온 뒤 국립고궁박물관의 자원봉사 가이드가 되었다. "저는 우리 문화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량은 작품을 작가의 시선에서 설명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박물관은 보물이죠"라고 그녀가 깨달은 가장 중요한 교훈을 알려주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단순히 중국의 보물이 아니라, 세계의 보물이며, 인류의 유산입니다."
유물에 대한 갈증을 채운 뒤 진짜 음식에 대한 갈망을 채우기 위해 박물관 부지 내에 위치한 실크스 팰리스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는 박물관 소장품에서 영감을 받은 배추와 동파육과 같은 요리를 주문할 수 있다.
타이베이에서 나의 주된 활동, 아니 내가 가장 몰두한 것은 먹는 일 같다. (대만 미식에 관한 이야기는 후속 기사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날이 저물 무렵에도 미식 탐험은 계속된다. 이번에 갈 곳은 닝샤 야시장이다. 좁은 골목을 따라 노점들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은 취두부와 굴 오믈렛 같은 대만 전통 음식을 맛보느라 분주하다.
닝샤 야시장 외에도 타이베이에는 거의 40개의 야시장이 있다고 타이베이 상업지구산업연합회 회장인 스위트미 수이메이 저우가 말한다. "야시장은 대만 사람들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밤에 놀기에 아주 인기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라고 타이베이 화웨 로타리클럽의 회원인 저우가 말한다. 타이베이의 각 시장은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곳, 디저트로 유명한 곳 등 저마다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고 그녀가 설명한다.

닝샤 야시장은 타이베이에 있는 약 40개의 야시장 중 하나로, 전통 대만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사진 크레딧: I-Hwa Cheng
시장에서 나는 호스트조직위원회 위원장이며 RI 이사와 재단 이사를 역임한 잭슨 산리엔 셰와도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위원회가 수천 명의 로타리 회원들을 맞이하기 위한 충분한 준비 시간이 있었다고 말한다. 타이베이는 2014년 세계대회 유치를 처음 신청한 후 2021년 개최지로 선정되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1년 세계대회는 온라인으로 전환되었다. 6월 동안 호스트조직위원회는 러닝, 자전거, 교향악, 오페라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계획했다. "대만에는 3만 7,000명의 로타리 회원이 있습니다"라고 셰가 말한다. "전 세계 로타리 회원들을 맞이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밤이 깊어갈 즈음 셰와 저우는 긴 관광 일정을 마무리할 마지막 장소로 나를 데려갔다. 중국 전통에 뿌리를 둔 발 마사지다. 안락한 의자에 몸을 기대자 관리사가 내 발과 종아리를 주무르고, 두드리고, 눌러준다. 더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만, 너무 편안한 나머지 결국 잠이 들고 말았다.
-
타이베이 여행 팁
버블티를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진 찬수이탕(Chun Shui Tang) 티하우스 체인은 국립음악당 안에도 지점을 두고 있다. 이곳은다른 지점보다 비교적 한산해 음료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MRT로 떠나는 나들이
다음날의 여정을 시작하면서 타이베이의 대중교통이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타이베이 지하철(MRT) 안에서는 음식물 섭취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므로 지하철을 타기 전에 버블티를 다 마셔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또한, 이곳 사람들은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는 문화가 있어 거리에 휴지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MRT역 이름은 중국어와 영어로 모두 표기되어 있어서 나와 같은 영어 사용자도 혼자 이용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오늘은 에릭 치우가 나를 데리고 도시 곳곳을 안내해준다.
44세인 치우는 라이프스타일 미디어 회사를 운영하며 그에 어울리는 세련된 분위기를 풍긴다. 타이베이 제너레이션 넥스트 로타리클럽은 2011년에 젊은 세대를 위한 대안 클럽으로 창립되었고, 당시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30대였다. 치우는 로타리 회원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창립 회장을 맡았다. "그때는 살짝 속아서 하게 됐죠"라며 그가 웃는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10년도 더 지났네요."

타이베이 제너레이션 넥스트 로타리 클럽의 전 회장인 에릭 치우가 관우의 사당인 싱톈사 앞에 서 있다.
사진 크레딧: I-Hwa Cheng
우리는 대만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사당 중 하나인 싱톈사에 잠시 들렀다. 대만에는 유교, 불교, 도교가 혼합된 민속 신앙이 널리 퍼져있으며, 이 사당은 실존했던 무장인 관우를 주신으로 모시고 있다. 치우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당 안에서 머리를 숙이고 기도를 올렸다. 후에 우리는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망고 빙수를 주문했다. 얇게 포개진 망고 조각들이 오렌지빛 꽃처럼 보였고, 내게는 작지만 감미로운 천국 같았다.
재충전을 마친 우리는 다시 MRT를 타고 이동해 2023년에 문을 연 실내 야구 경기장 겸 콘서트 장소인 타이베이 돔으로 향한다. 타이베이 돔은 세계대회의 개막식과 폐막식 장소가 될 예정이며, 나머지 세션과 우정의 집은 MRT로 금방 닿을 수 있는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진행된다(세계대회 등록 시 교통 패스가 제공된다).
반짝이는 티타늄 외관을 자랑하는 타이베이 돔은 바로 옆에 있는 역사적 공간인 쑹산 문화창의공원과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이곳은 과거 담배 공장을 개조한 문화 공간으로, 대만디자인박물관과 감각적인 갤러리, 상점들이 입점해 있다. 치우도 이곳에서 커피, 책, 생활용품, 게임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에브리데이 오브젝트'라는 상점을 운영한다. 건물 안쪽에는 숨겨진 안뜰과 분수가 있고, 그 뒤로 타이베이 돔과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펼쳐진다. "누구나 이 도시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무언가를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을 거예요"라고 치우가 말한다. "그것이 타이베이의 가장 특별한 점이죠."
나는 로타리의 물과 위생 프로젝트에 대해 많은 글을 써왔고, 집에는 사춘기 아이도 있다. 아니면 내가 그냥 마음만은 12살에 머물러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치우와 작별한 뒤 나는 '모던 토일렛'이라는 레스토랑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시먼딩 상업 지구에 자리잡은 이 레스토랑은 이름처럼 의자도 변기 모양, 그릇도 변기 모양이다. 버블티는 미니어처 소변기에 담겨 있었고, 디저트로 먹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좌변기 모양 그릇에 수북히 담겨 나왔다. 레스토랑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수많은 사진 포인트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
타이베이 여행 팁
타이베이 101 안에 있는 딘타이펑에서 샤오롱바오를 맛보고 싶다면 일찍 가는 것이 좋다. 나는 전날 이곳에서 긴 줄을 서야했다는 호주의 한 로타리안과 마주쳤다.
타이베이의 정상에서
마침내 여행 내내 마음 한편으로는 피하고 싶었던 그 순간이 왔다. 타이베이에서의 마지막 날, 타이베이 101에 올라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나는 엘리베이터나 고층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모험을 마다하는 성격도 아니다. 가벼운 응원과 겁을 먹으면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겠다는 약속을 듣고, 타워 1층에 위치한 딘타이펑에서 샤오롱바오 한 접시로 배를 든든하게 채운 뒤, 마침내 엘리베이터에 오를 준비가 되었다.
엘리베이터가 5층에서 89층까지 올라가면서 디지털 표지판이 상승 속도와 각종 수치를 보여준다고 하는데 나는 차마 화면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제대로 긴장할 틈도 없이 엘레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 단 37초만에 최고 속도 시속 60킬로미터로 89층까지 올라간 것이다. 이것은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가장 부드러운 엘리베이터 경험이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내디뎠다.

타이베이 101 전망대에서는 도시의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크레딧: I-Hwa Cheng
두려움을 이겨낸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높이 올라오니 타이베이 분지의 윤곽이 한눈에 보였고, 멀리 솟은 산들까지 시야에 들어왔다. 자유광장 건물들의 지붕부터 은빛으로 빛나는 타이베이 돔까지 여행 내내 마주했던 놀라운 장소와 내가 만난 멋진 사람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이러한 경험이 바로 2026 세계대회를 위해 로타리 회원들이 왜 타이베이에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번에 가보지 못한 곳들도 내려다보였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양밍산 국립공원에서 트레킹을 하고, 마오콩에서 곤돌라를 타고 차밭을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랜드 호텔에도 묵어보고 싶었고, 다른 야시장도 가서 쇼핑을 즐기고 싶었다. 이렇게 해가 지고 나의 여정도 마무리가 되었지만, 그 해는 다시 떠오를 것이고 나도 다시 타이베이로 돌아올 것이다.
영문잡지인 <Rotary> 2025년 9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