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연 스릴러 TV 시리즈 <세이렌>을 보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진다. 이건 흔한 인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훨씬 더 어둡다.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가상의 해안 마을 브리스톨 코브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인어 전설은 신비롭고 강력한 존재 린의 등장으로 갑자기 현실이 된다.
이 세 시즌을 정주행하면서 나는 린의 언니 도나 역을 맡은 시봉길레 믈람보의 연기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이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도나는 군대에 붙잡혀 실험 대상이 된다. 짐바브웨 출신인 믈람보는 배우, 프로듀서, 모델, 댄서이자 자선가로, 넷플릭스 시리즈 <로스트 인 스페이스>, MTV 시리즈 <틴 울프> 등 여러 인기 시리즈에 출연했다.
그녀는 로타리와도 인연이 깊어 2022년에는 우간다 나키발레 난민촌을 방문하여 로타리가 그곳에서 공동체 형성과 유대감 강화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드라마 <세이렌>에서 도나 역을 맡았던 시봉길레 믈람보
사진 크레딧: Freeform TV
그러다 믈람보가 로타리의 셀럽 홍보대사로 선정되어 2025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리는 로타리 세계대회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나는 서둘러 그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쁜 일정 중에서도 그녀는 흔쾌히 로타리 매거진의 임시 팟캐스트 스튜디오에 들러 따뜻한 미소와 함께 자신의 삶과 경력, 그리고 로타리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짐바브웨에서 자란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저는 짐바브웨 독립 10년 차였던 1990년에 태어났으니, 자유로운 환경에서 태어난 셈이죠. 그때는 정말 특별한 시기였습니다. 서로 다른 인종들이 마침내 함께 어울리며 교류하기 시작했고, 나라 전체에 큰 희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인 2000년대에,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심지어 100조 달러짜리 지폐도 통용되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질리언 달러 지폐'라고 불렀습니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심각하게 붕괴됐었죠. 그때부터 상황이 정말 크게 바뀌었습니다. 식료품점에 가도 선반이 텅 비어 있었고, 전기가 오랫동안 끊기기도 했고,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지금 저의 회복력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저는 배우에게도 이런 회복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우의 커리어는 일직선으로 계속 올라가는 길이 아니라, 오르내림이 있기 때문이죠. 짐바브웨에서는 무슨 일이 생기든 대책을 세우고, 어떻게든 헤쳐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삶은 계속되니까요. 저는 그런 마음가짐을 평생 간직해왔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마치고 1년간 봉사 활동을 하며 학교를 쉬었는데, 그 경험이 로타리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죠. 큰언니가 벨기에에서 로타리 청소년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했었어요. 저희 고등학교에는 인터랙트클럽이 있었고, 제 두 언니 모두 인터랙트 활동을 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로타리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였죠.
그밖에 짐바브웨에 관한 것이 또 뭐가 있을까요? 그곳은 제 고향입니다. 지금은 짐바브웨에 살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저에게는 고향입니다.
어릴 때는 자신이 배우가 된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바뀌게 되었나요?
10살 때 짐바브웨에서 첫 연기 활동을 했지만 그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죠. TV에서 할리우드 배우들을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어떻게 저기에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짐바브웨처럼 작은 나라에서 어떻게 그런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막막했죠.
또, 스크린에서 나와 같은 사람이 보이지 않으면 그런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잖아요. 제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떠올려보면, 루피타 뇽오가 오스카상을 받는 모습을 봤을 때였어요. 저와 비슷한 외모에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 오스카상을 받는 걸 보고 "세상에, 이제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할리우드가 우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순간이 제가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어요.
한때 학업을 위해 댈러스에 살았고, 스페인에도 살았었죠. 이렇게 서로 다른 곳에서의 생활이 세상을 보는 관점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큰 선물이었어요. 한때 댈러스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했는데, 주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스페인어를 썼어요. 그래서 '텍사스에 살려면 스페인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했어요. 스페인어 공부 덕분에 스페인에서 살게 되었고, 약 4개월 반 동안 유학 생활을 했어요. 언어는 제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데,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기 때문이에요. 상대방 언어로 단 한 단어라도 할 수 있다면 어색함을 풀 수 있잖아요. 상대방은 제가 자기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기뻐하죠.
사람들은 다른 점이 있으면 서로를 구분하고 분리하는 데 이용하지만, 사실 그 차이점이 오히려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해요. 대학 시절에는 국제 동아리 회장을 맡았었는데, 그곳에는 제가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서 정말 좋았어요. 우리는 함께 댈러스를 탐험했고, 지금도 그때 만났던 친구들과 연락하고 지내요. 몽골 출신의 한 친구는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훨씬 많았어요. 우리의 공통점은 모두 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라는 것이었죠.
로타리 홍보대사 활동은 어떠셨나요?
몇 년 전 로타리에서 아프리카 소아마비 퇴치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저에게 연락을 주셨어요. 제 바람과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죠. 저는 제 고향과 아프리카 대륙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어요. 특히 우리 민족의 복지를 증진하고 발전을 도모하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몇 년 후, 케냐의 한 로타리클럽 회원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그녀는 외딴 지역의 소녀들에게 생리대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어요. 저 역시 여성과 소녀들을 돕는 일에 열정적이었죠. 시인 루미의 말 중에 "당신이 찾는 것은 당신을 찾고 있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렇게 로타리와 저는 아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시봉길레 믈람보가 우간다 나키발레 난민촌에 있는 세계 난민 영화 아카데미를 방문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크레딧: Esther Ruth Mbabazi
함께 일했던 사람 중에 당신의 커리어 방향에 영감을 준 사람이 있나요?
샤를리즈 테론이요. 그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인데, 저도 예전에 남아공에서 모델, 배우, 댄서로 활동했었어요. 모델로 일할 때 샤를리즈 테론의 커리어를 보면서 그녀가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 걸 보고 저도 그렇게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사실 남아공에 살 때 숀 펜 감독의 영화 <더 라스트 페이스>에 그녀와 함께 출연한 적이 있어요. 제게는 큰 전환점이 되었죠.
카메라 앞에 서지 않을 때는 성우 활동도 하시잖아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팟캐스트 시리즈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정말 부담스러웠어요. 필요한 기술이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물론 지금은 경험이 쌓여서 훨씬 잘하게 됐죠. 스크린 연기는 말 한마디 없이도 많은 걸 전달하잖아요. 몸짓과 표정으로 계속해서 전달하는 거죠.
하지만 몸짓과 표정이 없으면 목소리만 남게 되니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목소리를 최대한 길게 끌어내야 해요. 특히 제가 출연했던 비디오 게임 <레인보우 식스 시즈>에서는 추락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연기가 중요했거든요. 건물에서 떨어졌을 때 지르는 비명은 어떤 소리일까요? 재밌긴 했지만, 그러고 나면 목소리가 거의 안 남더라고요.
영화 제작부터 성우, 모델, 댄스까지, 특히 지금 로타리 활동을 하면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데, 어떻게 에너지를 재충전하시나요?
힘든 일이 있을 때는 가족과 친구들, 제게 정말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요. 특히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제가 그저 막내 여동생일 뿐이라서, 그런 정서적 지지가 정말 중요해요. 그런 시간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어요.
자연도 제게는 아주 중요하죠. 제 별자리가 게자리라서 물가에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생각해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어서 당연히 해변에 가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가면 케이프타운에 가요. 하이킹을 하거나, 숲에 둘러싸여 있는 것도 좋아요. 자연은 정말 치유의 힘이 있어요.
당신은 아프리카 이야기를 세계 여러 곳에서 중심에 놓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이것이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중요한 사명인 이유는 무엇이며, 당신의 경력이 시작된 이후로 아프리카 이야기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변화했습니까?
할리우드가 더 개방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아프리카 억양을 가진 배우를 찾는다" 정도였지만, 이제는 "동아프리카 억양을 가진 배우를 찾는다" 또는 "케냐 억양을 가진 배우를 찾는다"처럼 더 구체적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대표성' 때문이예요. 스크린에서 나와 같은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세이렌>을 촬영할 때, 한 스태프가 저에게 와서 "짐바브웨 출신이세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분도 짐바브웨 출신이었는데, 제 이름을 보고 제가 짐바브웨 출신이라는 것을 알아챈 거죠.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어요. 저도 제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볼 때, 희망을 얻죠.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입니다. 사람들을 다른 세계로 데려가서 자신의 현실과는 다른 무언가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죠.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최근에 오디오북 플랫폼인 오디블(Audible)에서 <Sacrilege: Curse of the Mbirwi>라는 팟캐스트 시리즈를 제작했습니다. 짐바브웨로 이주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데, 저에게는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또 하나 기대되는 프로젝트는 몇 년 안에 출시될 비디오 게임입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이민자에 대한 단편 영화도 제작 중인데, 이 영화는 세 편의 단편 영화로 구성된 장편 영화의 일부죠.
그리고 물론 로타리가 전하는 희망과 회복력의 메시지를 열정적으로 전파하는 활동도 계속할 것입니다.
이 기사는 영문잡지인 <Rotary> 2026년 3월호에 게재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