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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 로타리 매거진 2025 사진 공모전 수상작 발표

세상의 경이로움을 렌즈에 담는 그 순간, 로타리 회원들의 카메라 셔터가 불꽃을 튀기며 시간을 멈춘다

사진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이미지 중 하나가 있다. 파리 생라자르역 뒤편, 한 남자가 커다란 웅덩이를 뛰어넘는다. 그는 완전히 뛰어넘을 수는 없었지만, 물에 닿기 직전 그 찰나의 순간 동안 허공에 매달려 있다. 가위처럼 벌어진 그의 다리는 물에 또렷이 반사된다. 이 장면을 포착한 사진작가는 그 짧은 순간을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이라 불렀다. 아니, 사실은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

1952년, 프랑스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자신의 사진첩을 <Images à la Sauvette>(숨겨 이미지)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그러나 미국 출판사는 이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신 책 서문 앞에 실려 있던 17세기 회고록 작가 레츠 추기경의 문장을 책 제목으로 삼았다. "이 세상에는 결정적인 순간이 없는 것은 없다(Il n’y a rien en ce monde qui n’ait un moment décisif)."

카르티에 브레송은 영어 제목의 "The Decisive Moment(결정적 순간)"이란 표현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특히 그 문구가 자신을 대표하는 말처럼 굳어진 이후에는 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 표현은 그가 다른 곳에서 했던 말, 즉 “사진은 영원을 한순간에 고정시킬 수 있다”는 말을 정확하게 반영했고, 이후 수많은 사진작가들에게 기준점이 되었다.

이러한 철학은 올해 로타리 잡지의 연례 사진 공모전 수상작들에서도 엿볼 수 있다. 빨간 지붕의 아드리아해 마을 위로 소용돌이치는 물기둥, 미국 중서부 축제를 밝히는 불꽃의 폭발, 그리고 보츠와나에서 물이 고인 도랑을 뛰어넘는 흰 혹멧돼지... 이 모든 사진이 바로 '결정적 순간'이다.

카르티에 브레송은 또 이렇게 물었다. “인간 얼굴의 표정보다 더 덧없는 것이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올해 수상작인 "실천에 나서는 사람들" 부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 명의 로타리안이 완벽한 교감을 나누는 그 순간, 삶을 살아가는 그 찰나에 삶 고정된 모습이야말로 프랑스 사진작가가 묘사했던 그 '결정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수상작

Eric Strand, 미네소타 퍼거스 폴스 선라이즈 로타리클럽

찬란한 불꽃의 향연: 미국 노스다코타 주 파고에서 남동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작은 마을 롤라그에서는 매년 노동절 주말이 되면 서부 미네소타 증기 탈곡기 축제가 열린다. 밤이 되면 열리는 ‘스파크 쇼’에서는, 톱밥과 나무 조각을 고풍스러운 증기 기관 트랙터의 화덕에 집어넣는다. 그 순간, 눈부신 폭발과 함께 금빛 불꽃이 밤하늘 위로 폭포처럼 쏟아진다. 이 찰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새겨지는 장면이 된다.

실천에 나서는 사람들 부문 수상작

John Butterfield, 오하이오 더블린-워싱턴 로타리클럽

꼭 잡은 서로의 손: 25년 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워싱턴 로타리클럽은 도미니카공화국 산티아고 데 로스 카바예로스 로타리클럽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클럽은 함께 산티아고의 빈곤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10월, 오하이오 클럽 대표단이 산티아고를 방문했다. 대표단의 일원인 데이브 한센(왼쪽)은 102세의 모리스 탈라즈를 만났다. 그는 산티아고 클럽의 오랜 회원이자, 과거 로타리 4060 지구 총재를 지낸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이 파트너십의 초기 단계부터 함께했던 동지였고, 감동적인 30분간의 재회 내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작품들

별빛 아래 등대: 미국 본토 최동단, 메인 주의 웨스트 쿠오디 헤드 등대가 은하수를 배경으로 밤하늘을 밝히고 있다. 이 등대는 1808년에 처음 세워졌고, 현재의 등대 구조물은 1858년에 건축되었다. 같은 해 지어진 등대지기 주택에서는 지금도 따뜻하고 다채로운 빛이 흘러나와, 마치 방문객을 반기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David Morze, 린다 로즈의 배우자, 메인주 엘스워스 로타리클럽

평화 증진을 위한 미래의 일꾼: 네팔 간다키 지역에서 한 어린이가 어른의 도움으로 평화 기둥에 패널을 고정시는 나사를 조이고 있다. 이 평화 기둥은 호주 홀 로타리클럽이 쉬리 바라하이 초등학교에 기증한 것이다. 홀 클럽은 Reach for Nepal Foundation과 협력해 네팔 중부 지역의 여러 학교를 재건했으며, 지진에 견디는 교실을 새로 짓고, 식수 및 위생 시설을 개선하는 데에도 힘을 보탰다.

Chris Edwards, 호주 홀 로타리클럽

다채로움이 빚어내는 아름다움: 인도 자이푸르 외곽, 형형색색의 전통 의상을 입은 네 명의 여성이 아메르 성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이곳은 400년 역사를 지닌 요새로, 웅장한 기둥 회랑과 사원들, 그리고 라자(왕)의 호화로운 거처도 포함되어 있다. 인도 라자스탄 주의 다른 요새들과 함께, 아메르 성은 2013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Maureen McGettigan, 캘리포니아 밸리 오브 더 문 (산타 로사) 로타리클럽

소용돌이와 물기둥: 푸른 하늘과 먹구름이 맞서 싸우는 가운데, 크로아티아의 펠리에샤츠 반도와 코르출라 섬 사이의 해협에서 물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 아드리아해의 수온이 점점 상승하면서, 이 지역은 가뭄과 폭우 같은 극단적인 기상 이변이 더욱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Elizabeth Cruft-Anderson, 오리건 레이크 오스위고 로타리클럽

날으는 멧돼지: 보츠와나 오카방고 삼각주에서 한 마리의 혹멧돼지가 물로 가득 찬 도랑을 힘차게 뛰어넘고 있다. 이 지역의 습지와 평야는 치타, 검은코뿔소, 사자, 아프리카 들개 등 세계적으로 위협받는 야생동물들에게 안식처가 되고 있다. 혹멧돼지는 현재 멸종 위기종은 아니지만, 서식지 파괴, 가뭄, 그리고 밀렵 등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David Burke, 텍사스 켈러 로타리클럽

고요함 속의 마법: 가파른 절벽과 울창한 소나무 숲, 그리고 태평양이 펼쳐진 전경까지 오리건 중부 해안의 글레네덴 비치는 숨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엄마가 마법 같은 거품이 묻은 막대를 흔드는 순간, 촉촉이 젖은 모래 해변 위로 가볍게 떠오르는 투명한 비눗방울들은 더욱 매혹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Rick Rogoway, 오리건 클래커머스 로타리클럽

신성한 깃발들: 부처님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 '성스러운 정원'의 나무들 사이로 기도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이 유서 깊은 장소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으로 지정되었으며, 전 세계 불자들의 깊은 신심과 평화를 기원하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Michael Morrissey, 캘리포니아 노바토 로타리클럽

크메르의 여명: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에서 사람들이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 모여 있다. 앙코르 와트는 본래 힌두교의 비슈누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지만, 현재는 불교 사원으로 널리 숭배되고 있다. 9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사원은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 건축물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인류의 소중한 유산이다.

Danilo Salcedo,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리치몬드 선라이즈 로타리클럽

좌초된 배가 드리우는 정경: 2024년 7월 24일, 태풍 개미가 시속 200km를 넘는 강풍과 함께 대만을 강타했다.그 영향으로 카메룬 선적 화물선 한 척이 대만 남서부 해안의 다펑만에 좌초되었다. 이 배는 거의 두 달 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고, 그 사이 지역 관광 명소로 주목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 짙은 어스름 속, 이 배를 찾은 유일한 방문객은 외로운 한 아이뿐이다.

Keyman Hsieh, 대만 타이난 청타 로타리클럽

원로의 축복 기도: 도미니카 공화국의 바테이(사탕수수 노동자 정착촌)인 팔마레호에서 한 마을 원로가 대규모 'Builders Beyond Borders' 학교 프로젝트를 축복하고 그곳에서 자원봉사하는 미국 고등학생들에게 강연을 했다. 이 정착지 주민 대부분은 아이티 이민자나 그 후손이며, 사탕수수 노동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Anthony Riggio, 코네티컷 웨스트포트 로타리클럽

마지막 한 마디: “저는 캘리포니아 벤투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1년 내내 우주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요. 어느 날 집에서 발사를 촬영하려고 준비하던 중, 제 망원렌즈 위에 사마귀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걸 발견했죠. 아마도 이 친구도 우주에 관심이 많은 듯했어요. 몇 분 동안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얌전히 앉아 있었고, 덕분에 저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죠. 평온하게, 그리고 여러분 곁에 다가온 모든 생명과 함께 삶을 즐기세요.”

John Brant, 캘리포니아 벤투라 로타리클럽

 이 기사는 영문잡지인 <Rotary> 2025년 6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클로즈업을 위한 준비! 로타리 매거진의 다음 사진 공모전이 10월에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