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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와 나눔 실천하는 탈북민 로타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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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대전 후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는 수십년 동안 평화로운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지금도 갈등 속에 있다.

분단 후 3만 명 이상의 북한 사람들이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국경 경계가 강화되면서 이러한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급감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에도 북한은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전기 철조망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국경 단속을 강화해 북한 탈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남한에 도착한 이들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최장 90일 동안 머무르며 신원과 탈북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그후 탈북자 정착교육시설인 하나원에서 약 3개월간 교육을 받는다. 하나원에서 나온 후에는 경찰관 한 명이 신변보호관으로 배정되고, 본격적으로 남한에서의 새로운 삶을 스스로 꾸려나가야 한다.

남북한의 관계는 복잡하다. 수천 년 동안 한 나라였고, 같은 언어를 쓰며 같은 명절을 기념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남북간에 이루어졌던 첩보전의 기억은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선명하다. 때문에 남한의 북한이탈주민들은 가족이나 친구 하나 없이, 의심과 편견을 견디며 낯선 자본주의 시스템과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2016년, 울산에서 편견과 외로움,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며 한국사회에 적응해온 북한이탈주민들이 그동안 받은 도움에 보답하겠다며 로타리클럽을 만들었다. 클럽명은 ‘울산 자유 로타리클럽’, 목숨을 걸고 자유의 땅을 찾아 온 이들에게 꼭 어울리는 이름이다.

  1. 울산 자유 로타리클럽은 울산의 다른 클럽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활발히 봉사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에 5개 클럽은 북한이탈주민 500세대에 방역 키트를 전달했다. 클럽 리더들이 방역 키트 앞에서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2. 울산 자유 로타리클럽 회원들이 코로나19 방역 키트 나눔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고 있다. 2016년 창립된 클럽은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돕는다.

  3. 울산 자유 로타리클럽 회원들이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코로나19 방역 키트 앞에서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내 북한이탈주민 대다수는 여성(72.1%)이며, 절반 이상이 20~30대(57.2%)이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탈북 브로커들의 폭력과 목숨의 위협, 인신매매, 강제 결혼 등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로, 수년 간의 도망 생활 끝에 마침내 한국에 도착한다. 탈북자로서의 지위를 얻은 후에도 이들의 월급은 한국 평균보다 약 500달러 정도 낮고, 실업률은 한국 평균의 2배(6.3%)이다. (출처: 통일부 북한이탈주민 통계) 

울산 자유 로타리클럽의 창립회장인 석주은씨는 1997년 압록강을 넘었고, 중국에서 6년을 보낸 뒤 2003년 아들과 함께 한국 땅을 밟았다. 그 직후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같은 처지의 북한이탈주민들을 돕고자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2010년부터 2013년, 그녀는 북한이탈주민 상담사로서 울산 지역 탈북민들의 초기 정착 과정을 도왔다. "다른 탈북민들이 직업 교육을 받고 사회에 적응하고 직업을 얻는 모습을 보면 제 일처럼 기쁩니다." 그녀의 말이다. 석주은씨는 현재 통일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삶은 불안하고 힘겨웠습니다. 붙잡혀서 북한으로 돌려보내질 거라는 두려움에 늘 시달려야 했죠." 그녀는 말한다. "중국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저는 밤중에 자주 도망쳐야 했습니다. 남한에 도착한 후에도 적응은 쉽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죠. 사람들은 '주식 시장'이나 '투자'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자본주의 단어를 썼고, 일상적인 대화 속에는 영어가 너무 많았으니까요."

그러나 석주은씨는 많은 남한 사람들이 그녀와 다른 탈북민들을 도와주었다고 말한다. 로타리클럽을 처음 알게 된 것도 북한이탈주민에게 주던 장학금과 생활 지원 덕분이었다. 울산 지역 로타리클럽들과 함께 일한 지 몇 년이 지난 후, 3721지구(울산)의 당시 최해상 총재가 클럽을 창립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로타리가 탈북민들이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먼저 와 있는 통일'입니다.


실천에 나서는 한국의 클럽들

  1. 서울 신라 로타리클럽과 3650지구의 다른 클럽들은 북한이탈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새 건물을 지을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자선 콘서트를 개최한다.

  2. 서울 구로 로타리클럽(3640지구)은 북한이탈청소년 대안학교인 삼정학교를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3. 양산 로타리클럽(3721지구)은 2015년부터 양산경찰서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없었던 북한이탈주민들 9쌍을 위한 합동 결혼식을 후원했다.

  4. 일산 정발 로타리클럽(3690지구)은 탈북 청소년을 위한 무료 치과 진료를 지원했다. 

오늘날 울산 자유 로타리클럽은 울산 내 다른 클럽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다른 탈북민들을 지원하고 적응을 돕는 것 외에도 현지 고아원과 협력해 아이들을 돌보며, 추석과 설날, 크리스마스 등의 명절과 기념일에는 탈북민 가정과 현지 저소득 가정을 초청해 음식과 선물을 나누고, 명절 의상을 입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외감을 덜어주고 소속감을 형성한다. "우리는 '먼저 와 있는 통일'입니다." 석주은씨는 말한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북한 주민과 남한 주민이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우리의 활동은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을 받아들이는 것을 쉽게 만들어줄 것이고, 북한 주민들도 우리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적응을 잘하여 봉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들이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울산 자유 로타리클럽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적응 과정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로타리클럽 중 하나일 뿐이다. 한국의 로타리클럽들은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건설하고, 장학금을 제공하고, 무료 건강 검진과 치과 진료를 제공하는 등 오랫동안 북한이탈주민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왔다.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울산 동부, 울산 제일, 울산 남산, 울산 무룡, 울산 자유의 5개 클럽은 울산 지역 탈북민 500세대에 코로나19 방역 키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석주은씨와 울산 자유 로타리클럽과 같은 이들의 도움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의 삶은 분명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난민들을 돕는 로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