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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환경 문제를 비즈니스를 통해 해결하다

캐시미어 생산자들이 과잉 방목 없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로타리 평화 펠로우 유동주씨

글쓴이: 이서하(국제로타리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서)

10월 5~11일, 전 세계 로타리안들과 동창들은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연결되며, 로타리에 계속해서 참여할 아이디어를 교환합니다. 로타리 동창 리커넥트 주간을 기념할 방법을 알아보세요.

과잉방목은 한때 비옥했던 몽골 초원을 사막으로 바꿔놓고, 산양 방목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삶과 몽골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그 가운데 로타리 평화 펠로우이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되는 캐시미어 브랜드 르 캐시미어의 CEO인 유동주씨는 과잉 방목을 줄이고 유목민들이 서로 협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몽골은 국토의 64.7%가 사막화 진행 중이고, 저소득층 80% 이상이 목축업에 종사한다. 이들의 생계수단은 산양을 길러 캐시미어를 채취하는 것이다. 겨울을 견디기 위한 산양의 속털이 봄이 되면 저절로 빠지고, 이것을 유목민들이 일일이 빗질을 통해 채취한다. 이렇게 얻은 고급 캐시미어는 의류나 스카프 등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의 명품 매장에서 판매된다. 

그러나 중개업자의 폭리 때문에 정작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적다. 아무리 방목을 많이 해도 먹고 살기 어려운 상황이 되기에 과잉방목을 하게 되고, 산양은 풀의 뿌리까지 뜯어먹기에 이들이 지나간 초원은 사막화된다.

유동주씨와 협동조합의 유목민

유동주씨는 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 소속으로 몽골에서 국제협력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러한 악순환을 보았다. 많은 봉사단체와 기업들이 몽골에 나무를 심는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그것이 이 악순환을 끊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대신 유목민들이 과잉 방목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 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는 매년 제값을 주고 캐시미어를 사들이기로 약속하는 ‘계획수매’를 조건으로 유목민들을 모아 조합을 만들었다. 일정 너비의 목초지가 한 해에 감당할 수 있는 산양의 개체수를 계산해 조합원들에게 그 이상 방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순환방목도 도입했다. 목초지를 A, B, C 지역으로 나눠서 순환하며 방목하고, 충분히 풀이 자랄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다. 

​처음 시작했을 때 6가구뿐이던 조합에 이제 292가구가 가입해 있다. 그전에도 정부에서 과잉방목을 지양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었지만 실제로 이익이 되고 가계에 도움이 되니 주민들이 훨씬 잘 따라주고 있다. 지역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 현지 파트너들과 리더들 또한 이 가구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

지역의 문제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지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이 핵심인데, 국제로타리의 장학금으로 미국 듀크대학교 로타리 평화 센터에서 수학한 경험이 여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평화라는 말이 모호하게 다가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화를 보다 광범위하게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모든 문제에는 갈등이 존재하고,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생각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광의의 평화 구축입니다."

“모든 문제에는 갈등이 존재하고,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생각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광의의 평화 구축입니다.”

코이카 자원봉사자로서 그는 한국 로타리 회원들이 진행한 '몽골을 푸르게(Keep Mongolia Green)'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부터 참여했다. 프로젝트 실행 전부터 프로젝트 종료 후의 관리까지 현지 사람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을 지켜보며 국제로타리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로타리의 평화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로타리 평화 펠로우십은 광의의 '평화'를 위해 힘쓰는 인재들이 전 세계 유수의 대학에 있는 로타리 평화 센터에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학제도다. 

그는 국가간 환경 문제 해결을 통한 평화 구축이라는 꿈을 안고 2008년, 듀크대 국제개발정책대학원 로타리 평화 센터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듀크대는 특히 사회적 기업가 정신에 대한 프로그램이 발달되어 있었기에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그의 포부에 들어맞는 곳이었다.

연구자, 활동가,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 풍부한 경험을 지닌 동료 펠로우들과 매일 치열한 토론을 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현실적인 입장을 듣다 보니 다양한 입장을 어떻게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을 것인가에 대해 배우고 고민할 수 있었다.

"거기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는 말한다. "아프리카에서 첫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동료 평화 펠로우가 도움을 주었고, 지금도 많은 동료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그들의 활동에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로타리의 펠로우십은 재정적인 지원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도 제공했다. 모든 펠로우들은 현지 클럽 소속의 호스트와 매칭되어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는데, 그의 현지 호스트인 존과 잰은 그를 클럽 봉사활동에 초대하기도 했고, 졸업식 때는 차로 몇 시간이나 운전해서 찾아와주기도 했다. "마치 미국에 부모님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분과 연락하고 지냅니다." 

그는 다양한 배경을 지닌 활동가들과 전문가들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기를 권한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차원에서 평화를 위한 움직임이 함께 일어나야만 실제적인 평화가 실현 가능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토론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배움을 얻고 싶다면 꼭 지원하기 바랍니다."